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
서평
이 책은 이해인이라는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지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인생, 감정, 자신에 대한 소주제를 저자의 생각, 지혜, 경험을 압축하여 늘어놓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가볍고 쉽게 읽힌다. 자기계발서를 경험에 녹인 수필형식이라 내용은 다소 뻔할 수도 있으나, 저자가 삶을 바라보는 바이브와 문체가 울림을 준다. 독자는 꽤 좋았다. 끊임없이 바르게 살고 싶고, 이성적으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은지 궁금한 이에게 추천한다.
이렇게 좋은 글귀들을 되내일 수밖에 없었던 걸보니, 저자는 원래는 마음이 강한 사람이 아니었거나 스타트업이라는 고난 속에서 버티는 방법을 찾은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소 오버스런 해석일 수 있으나 지친 자신에게 누군가 말해줬으면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단단하게 나아가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계속 나아가서 대표로서 책임지고 있는 서비스 '소셜링'이 귓가에 들릴 날이 오길.
COMMENT
귀찮음이 많은 사람은 가슴속에 돌덩이를 안고 산다.
순간의 귀찮음 때문에 충실하지 않아 놓쳐버린 것들은 단단하게 응어리가 지니까.
나는 그 응어리를 ‘후회’라고 부른다.
‘나중에 해야지, 귀찮아.’ ‘이따가 봐야겠다.’
이런 생각이 떠오를 때 나는 그것들을 과감히 ‘지금’으로 데리고 온다.
‘지금 해야지.’ ‘지금 봐야겠다.’
작은 결심과 수고들이 쌓이면 새로운 길이 열리고, 가슴속 돌덩이도 줄어든다.
돌덩이가 없는 가벼운 사람은 더 멀리, 더 높이 갈 수 있다.
결국 귀찮음에 지지 않는 사람은 ‘지금’을 충실하게 사는 사람이다.
가슴속 돌덩이들로 인해 무겁다는 표현이 와닿았다. 실제로 빨리 처리할 수 있을 때 못하거나 안했던 일들은 돌덩이가 되어 마음을 무겁게 하는 듯하다. 부담을 만들지 말자.
하지만 후회해봤자 과거는 지나간 장면일 뿐이고, 오늘은 언제나 다가올 나의 꿈의 발판이다.
먼 훗날 지나간 오늘을 떠올렸을 때, ‘아 모든 건 그때의 오늘 덕분이었구나.’ 싶은 날이 분명 올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믿는 수밖에.
계획한 것들은 틀어질 수 있다.
기대했던 것들은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
사소한 것들이 나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 두려움은 어쩌면 별것 아닐 때가 많다.
눈 앞 한 개의 마시멜로보단 30분 뒤 마시멜로 두 개를 생각하는 것. 지능의 차이다.
언젠가 반드시
지금껏 버텨온 내 삶이,
내가 이뤄낸 모든 것들이
자랑스럽게 다가올 날이 올 것이다.
마침내 자랑스러워지면 좋겠다.
앞으로도 힘들 가치가 있는 삶을 지향하면 좋겠다.
그렇게 버텨온 내 삶이 은은하게 빛났으면 좋겠다.
다른 소중한 삶들도 마찬가지였으면 좋겠다.
그러니 지금 닥쳐온 상황을 인지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무얼 할 수 있는지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작은 것부터 해내자.
차근차근 쌓아가다 보면
결국엔 “도대체 어떻게 해낸 거야?”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테니까.
타인의 진심, 감탄이 섞인 "도대체 어떻게 해낸거야? 대단하다"를 듣고야 말겠다. 내 목표는 앞으로도 매력적이고 이상적인 가치가 있을 계획이니 문제없다.
인생은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 한 척과 같다고 한다.
오늘 저녁에 배가 뒤집힐 듯이 큰 폭풍우가 불어와도
내일 아침이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찬란한 해가 뜨고,
물결이 잔잔해지는 것과 우리들의 인생은 참 많이 닮아있다고.
암만 위태로워 보여도 살아볼 만한 게 인생이라는 아빠의 말이,
내 안의 거친 파도를 잠재운다.
오늘은 이랬어도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인생만사 새옹지마이고, 모든 일은 이 또한 지나가기 때문. 운이 안좋을 때도, 아무것도 못할때도 있지만 살아볼 만한 게 인생이다.
이제 나에게 ‘완벽’은 가장 치열하게 노력하고,
찾아오는 변수들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것이다.
완벽만을 외치는 빡빡한 마음에는 여유라는 기름칠이 필요한 법이다.
어떤 변수들도 없도록 철두철미한게 완벽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생긴 변수들을 대처하는 게 완벽이라는 것. 내게 완벽에 대한 정의를 바꿔주었다.
가진 것을 내려놓는 것에 대한 ‘힘듦’을 수영을 통해 배웠다. 내가 가진 힘을 100% 다 쓰지 않아야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사실, 그래야 ‘고단함’이 덜하다는 것을 수영을 통해 배웠다. 가진 것을 내려놓고, 열정을 빙자한 욕심도 내려놓을 때야말로 비로소 자연스러워질 수 있음을 ‘물에 몸을 띄우는 행동’에서 깨닫게 되었다.
요즘은 힘만 잔뜩 주고 있는 나인 것 같다. 흐름 탈 때와 어떻게든 힘 줘서 꾸역꾸역 나아가야 할 때, 이 두 상황을 잘 다스릴 수 있으면 좋을련만 아쉽게도 아직 시행착오가 필요한 과도기인 것 같다.
아버지께서는 인간은 자전거와 같다고 하셨다.
네발자전거는 페달만 실컷 밟아대도 앞으로 나간다.
보호가 필요한 때에 우리들의 약한 모습과 같다.
또 새것인 두발자전거는 기름칠이 잘 되어 있고 기어도 0단계에서 9단계까지 민첩하게 바뀌며,
어려운 우리나라의 지형에도 힘차게 달릴 수 있다. 마치 우리들의 청년기처럼 말이다.
그리고 힘 좋게 나가던 자전거는 시간이 흐르면 녹이 슬고 또 바퀴에 바람도 자주 빠진다.
그 나이 든 자전거는 마치 아버지 본인 같다고 말하셨다.
아차 싶었다. 아버지가 전하고 싶던 말은 지금,
우리가 힘차게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이때,
가능한 한 멀리 나아가야 한다는 것임을 깨달았다.
두발 자전거일 때 멀리가자.
사실 배는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 존재의 의미는 아닐 것이다.
결국 목적지를 향해 항해하는 순간,
우리는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될 테니까.
가끔 인생에서 몰아치는 폭풍우는 매력적인 서사를 완성시킬 소설 속 장치가 아닐까?